김이랑 전수자는 요즘 베를 짤 때 허리 보호대로 두르는 ‘부티’를 볏짚과 삼으로 만드는 중이다. 민속자료를 공부하다 흥미로운 공예품을 발견하면 직접 만드는 게 일상.
기술과 힘을 두루 갖춘 그녀의 작품은 만듦새가 탄탄하고 섬세하다.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시흥 호조벌 평야에서 친환경으로 재배한 벼의 볏단이다. 잘 말려 보관한 볏짚의 은은한 풀향기에 마음마저 평온해진다.
“하루하루 볏짚을 안 만지는 날이 없어요.
하루 한 뼘씩이라도 매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성실히 열정을 쌓다 보면 스승님의 궤도에 오르지 않겠어요.
짚풀공예가 추억으로만 남지 않도록 잘 지켜내야죠.”
전국 지역축제마다 찾아가 짚풀공예 전시와 체험을 선보이고,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화한 것도 후대에 잘 전하기 위한 노력이다.
옛날 생각이 난다며 손을 걷어붙인 어르신들 한분 한분이 스승이었고, 아이들의 반짝이는 호기심은 희망이었다.
10년 동안 시흥문화원에서 매주 강의 하고, ‘전국짚풀공예공모대전’을 꾸준히 여는 이유 역시 짚풀공예와 대중과의 인연을 촘촘히 엮기 위해서다.